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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벌써 2014년.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은현 2014-01-15 36704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리러 이렇게 글 남깁니다.
제가 벌써 4학년이라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이렇게 4학년이 될 때까지 열심히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던 까닭은
모두 저를 믿어주셨던 남정장학재단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이지요...^^
물론 더 뵐 날이 있겠지만, 이제는 몇 번만 뵈면 더 이상 자주 뵐 수 없다는 게 슬퍼지네요.
항상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기쁜 얼굴로 뵙고 나면 한 학기를 시작할 힘이 나곤 했거든요.^^
저도 졸업하고 난 뒤에 수여식에 참가하시는 훌륭한 선배님들처럼
제 분야에 이름을 알려서 꼭 참석하고 싶습니다...!^^
커뮤니티에 들어와봤더니 노력하신 만큼 좋은 곳에 취직하신 분들이 많아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것이 단순한 운으로 된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결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작년이 된, 2013년도에 또 다시 우리학교 학보사에서 주관하는 문화상을 받게 되었는데요. 재작년에 수상한 시는 못 올렸지만 이번 시는 이사님께서 올려보라고 하셔서 부끄럽지만 올려봅니다.^^ 수상시를 올려놓고 저는 이만 총총...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젠 더 이상 집이 아닌


집을 떠나온 발자국들이
집을 세운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세대 주택들
서로 기대있거나 혹은
엉겨있거나

성긴 눈발을 헤치면서
집이 없는 사람처럼 
빈 주머니가 차갑다
어깨 위로 쌓인 눈이
조금씩 젖어 들어간다

걸을수록 쌓인 눈 위로 세워지는 집들
가족 중 누군가가 빠진 그 무게만큼만
발걸음은 무거워진다
어둠은 뒤꿈치부터 시작된다
언제나 뒤꿈치를 들고 걸레질을 하던 어머니
한 걸음을 끝내는 다섯 발가락이 움츠러든다

스스로 뿌리를 잘라낸 것들의 집이란
너무 가볍고도 스스럼없는 것이어서
항상 '빈'자를 앞세우고 외로워진다
문을 열면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는 습관

가로등 희미한 뒷골목에 서 있던 집
하늘이 무거워 온몸에 금 투성이었던,
어둠 속에서 유난히 커보였던 밝은 집

귀가를 말하지 않는 이는 그 금을 찾아 헤맨다
수많은 집들은
이미 떠나온 길들
서성이는 발자국에 서서히 녹아내리는 집

어둠과 중력 속에서 
집들은 자란다
자라다가
사라진다
신지혜 너무 늦게 댓글 올려요.
정말 멋진 미래의 여류 작가세요.
매 학기 뵈었는데 이렇게 시 잘쓰시는 줄 몰랐어요. 자랑스러워요. 다음 학기 다시 뵈요^^  
2.28 18:41   
김수연 정말 아름다운 시에요... 눈이 가득한 노르웨이의 밤에 읽는데 울컥하네요. 언제나 건필하시길 바랄게요:)
2.4 7:15   
관리자 우리눈에는 하찮아 보이는 물상 [物象)들에서 그런 심오한 모티브를 생각해내는
 박은현양의의  심미안에 그저 놀랄수 밖에없네요.
시인이 친절하게도 직접 올려준 시작노트를 읽고서 
시를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됬어요
 앞으로 더욱 정진해서 큰 여류시인이 되어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2.1 0:16   
박은현 감사합니다. 이사님! 이 시는 눈에 찍힌 발자국의 네모난 모양에 모티브를 얻어서 쓴 시인데요. 어떠한 이유로 집을 떠나온 사람들의 방황하는 발자국이 아이러니하게도 집의 네모난 형태(다세대 주택의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재밌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어둠은 뒤꿈치부터 시작된다' 이 말은 걸음을 걸을 때 뒤꿈치부터 땅에 닿는 것과 상통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뒤꿈치를 들고 걸레질을 하던 어머니의 이미지로 확장되지요... 하하... 집을 떠나온 사람이 바깥에서 서성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떠나온 집은 세월에 서서히 낡아가죠... 마치 눈을 많이 밟으면 눈 위의 발자국이 뭉개지는 것처럼요. 시가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시를 읽는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29 22:32   
관리자 은현양이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대학신문의 시부문 문화상을 수상했다는 
놀라운 소식과 그 수상작 시를 게재해주어서
 갑자기 본 게시판의 격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들어요.
많은 남정선배들의 눈부신 사회진출이 운이 아니였듯이 
은현양의 시인으로의 화려한 발전도 결코 운이 아니지요
 은현양을 담에 만나면  위의 시에 군데 군데 나오는 
  은유적(metaphorical)표현들에 대해서 직접 물어 보고 싶어요'
우리 남정식구 중에 여류시인이 있다는 것도 우리의 자랑입니다
 새해는 은현양이 소망하는 일들을 많이 성취하는 의미있는 한해가
되기를 ......
1.17 2:29   
 정말 오랫만에 찾아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남정장학제단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